사랑,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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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
100일 기념이라고 적힌 일기장 양말에
구멍이 났습니다
연초록 커플티를 입은 숲길 사이로
힙합 모자를 일제히 맞춰입은 회갈색 도토리가
등을 말아 춤을 춥니다
단풍나무가 어깨를 빌려 줍니다
구멍 난 양말을 벗겨내기 위해
정중히 고개 숙이는 빈손은
발가락 한 개의 사소한 죽음조차 가장 낮은 곳에서
맞아 들이겠다는 겸손입니다
아껴 두었던 100일이
오른쪽 엄지 발가락 구멍속에 든 솜사탕을 꺼냅니다
만원짜리 한 켤레를 놓고 줄행랑 쳐 버리는
햇살의 미간이 뾰루뚱합니다
기억을 신고 있을 때의 약속이
추억을 벗어 버리는 새로운 다짐을 기록하느라
구리반지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100일을 꿰매 한번 더 신어볼까
둘둘 접힌 100일을 어제로 던져 버릴까
심각성을 인식 한 단풍나무가
바람의 머리채를 쥐고 흔듭니다
구멍 난 양말 수십 켤레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달아나는 발가락 뒤를 꼼지락 꼼지락 쫓아옵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인식의 단계를 한 단계 업했네요
있음으로 진입하는 마성의 힘을 부리는 弄이 강건함에서 이탈했네요
편하기 위한 묵음을 차용하면서도 그러합니다
즐겁고 싱싱하다는 행위적인 시심이 시상으로 이행되었으면 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찾아오시는 발걸음은 귀하게 업 하겠나이다
사랑, 참으로 진입하는 눈길은 공감에서 이탈했네요
편하게 묵음하는 정도를 부탁드리면서도 그러합니다
즐겁고 싱싱하다는 행위적 시심의 이행시는
제 한계입니다 너그러운 하루 되시고요^^
김태운님의 댓글

갈수록 난해해지는군요
허기사, 이 마을을 사로잡는 시향이기도 합니다만
난독증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가을도 깊어지는군요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저 역시 갈수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태운님의 시는 꼭 완독을 하고 있습니다
난독증이 심해지면 중독이 올지도.. 기대는 안 하지만요
깊어지는 제주의 가을로 소풍가고 싶네요
발걸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