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놓아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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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63회 작성일 18-12-18 12:12본문
허공을 놓아주다 /추영탑
손바닥으로 한 옴큼의 허공을 쥐어본다
허공의 촉수는 융모라서 얼마나 부드러운지
멀리서 만지는 수평선을
오가는 물길 같아서 감촉 없는 맨살
연애를 잃고 연애시를 쓰다가
오늘 헤어질 사람의 옷깃을 놓아주고
내일 만나게 될 누군가를 미리 데려와
옆에 세워, 가장 허술하고 가장 조밀한
섹스를 나누는 나룰 보면
저 넓고 높고 긴 사차원의 세계는 내게
방 하나를 던져 줄 것인데
아무리 난잡해져도 나무랄 얼굴이 없고
한없이 무구해도 칭찬의 말 한 마디 없으면서
지상의 모든 것을 대신 앓았으므로
허공에 한 철의 휴가를 선물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눈길 하나로 맞붙어 있으나
때로는 얼마나 허무한지
그가 죽는다 해도 나는 그를 장송할
노래가 없다
입김을 불어내 듯, 손에 쥐었던 허공을
놓아 주는 것 외엔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이 살면서 여러가지 쾌감을 느끼는데
오늘 시 속에 느끼는 쾌감이 좀 남다릅니다,
허공이라는 촉수를 융모로 삼고 그 위에서
깊은 연애편자 한 장 쓰는 시어를 접하고 갑니다
늘 탁월한 시상에 박수를 보냅니다
평안을 빕니다.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앞에 서면 뜻도 모른채
열애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 들게 하십니다
책임을 추궁할 힘도 없어
허공만 바라보다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공처럼 높고 깊고 높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글로 쓰자면 끝이 없겠으나 마음으로는 항상, 내가 쓰는 방 중의 하나
자신을 내려다 보는 눈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두무지님! 주시는 박수 되돌려 소리는 그 쪽에서 들으시도록 하겠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아2 시인님!
불망의 칭찬 한 다발이 툭 떨어진 듯, 쓴 술에 달콤하게 취한 듯
기분 좋은 말씀만 놓고 가십니다, 그려!
순간 포착하였더라면 술 한 잔 대접랄 수도 있었는데... 자못 휑합니다. ㅎㅎ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 님
언어의 마술사인줄 익히 알지만 너무 심하다
사랑도 그렇게 하는 군요
놓아 주고 본향으로 가라 하는 것이 좋을 듯요 ......
아이고야! 그님은 살가운 님이 야멸차게 내 치니
울고 갈거구만요
잘 감상 하고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는 척하다가 웃겠지요.
세상 변한 걸 모르시남요?
고향도 타향도 다 살아 봤으니
이제는 새로운 곳이 필요할 듯...
허공의 집 한 칸도 괜찮을 듯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은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