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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전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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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5회 작성일 18-12-13 00:02

본문






추전역에서 가장 높고 외로운 것이란 사람임을 본다. 


하루에도 몇 번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추전역은 바람에 쪼이고 햇빛에 갉아먹히고 있었다. 


잠시 역사 문을 열고 나왔던 직원의 옷소매가 짙은 푸른빛이었던 것을, 나는 이 높고 외로운 곳에서 저 푸른 빛이 견디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 한다. 


녹슨 수염 위에 초라한 코, 깊은 눈. 바람개비처럼 빛의 황홀 속에서 힘차게 돌아가던 안경. 시들어진 옷깃이 쪽문을 열고 역사 안으로 다시 들어가 버린다.


산처럼 쌓인 석탄더미 속에서 태고의 흔적을 찾아 보는가. 넘실거리는 대양이 세상에서 가장 긴 기차였던 적도 있다. 


오지 않는 기차란 없다. 그저 기다림이 길 뿐. 기차가 남기고 간 그 긴 흔적을 쫓아 까마귀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자세로 하늘을 배회한다.


추전역에서 고독은 차갑고 예리하다. 고독한 날들은 선로 되어 끝없이 뻗어 있다. 


햇빛이 내리쬐도 뜨거워지지 않는, 차가운 강철이 규정하고 있는 길. 산능선 타고 넘실거리는 초록빛이 형태 없이 무너져 내리는. 


느껴지지 않는 나의 감각은 저 험준 바위계곡 사이 그 어디 영겁에 묻혀 있는가.


나의 오후는 추전역에 서 있다. 그리고 이 칼바람 속에서, 나는 시간에 무디어져 가는 법을 서서히 잊고 있는 것이다.  
















댓글목록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번 가 볼만 합니다.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지요. 기차가 별로 지나가지 않는 아주 높은 곳에서 고독을 견디어 가는 역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차장 아저씨가 들어오라고 친절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운날의 기다림은 발만 동동 구를뿐인데
시인님의 기다림은 한순간도 시가 되어 자태를 뿜어내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자운영꽃부리 시인님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정해지지 않고서는 저 끝없이 고독한 차가움을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추전역에 가 보고 들더군요.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는 일, 그것도 수십년을 저 추위 속에서 - 녹슨 역사가 하고 있는 일이 이것이었습니다. 아직 이 감동을 제대로 그려낸 것 같지 않은 미진한 생각이 드네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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