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쑥대머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8회 작성일 18-11-16 00:08

본문



쏙대머리

 

 

 

 

 

춘향이 머리 쑥대머리

헝클어져 눈을 다 덮었네.

 

버섯이 핀 머리.

흰 서까래가 넘어지는 소리.

 

바다의 끝 대신 형옥에 혼자 앉아

담장 밖 복사꽃 바라보네.

 

매를 맞아 찢어지고 지워진 얼굴

눈썹만이 곧고 짙어

 

팔다리 짓이겨져

가슴이 멍들어서

 

통증을 멍석 삼아

하혈下血을 꽃피우는데.

 

적요하여라 담장 밖 그 어디서

도련님 소리 멎었던가.

 

하늘이 핏빛인가

춘향의 몸 비어가네.

 

죽어가는 춘향의 눈에

귀신들이 몰려오네.

 

담장 아래 그림자 꿈틀꿈틀하더니

어디서 뼈 얻어와서 사람 형상 되었다네.

 

부풀어오른 익사체라

별빛 뚝뚝 흐르네.

 

달빛이 목맨 복사꽃

빨강피 뚝 떨어지더니

 

팔다리 한 쌍 돋고

붉은 혀 낼름낼름 촉수가 날카롭네.

 

다 삭은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네.

 

불꽃 속에 관짝 하나 있어

뚜껑 벌떡 열리네.

 

썩지 못한 얼굴이

다 썩은 팔다리 휘둘러

 

지네 민달팽이에게 반쯤 먹혀

진흙이 덮인 입술로

 

들리지 않는 혀로

잘려나간 목구멍으로

 

춘향을 부르네. 아휴 무서워.

춘향이 혼절하려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내일이면

저도 고혼이 될 처지라

 

무엇이 이제 무서우리오.

그저 서러워 엉엉 우는 것이었다.

 

춘향이 귀신 업었네. 얼굴 없는 아이 귀신. 하얀 이빨 칼날 귀신. 저승의 한으로 춘향에게 보채네. 춘향의 귀밑머리 귀신들이 취한다네. 강이라도어디 보통 강인가. 삼도천 찾아가네. 동백꽃 기름 다 날아가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이제 먼지가 되려는가. 뼈마디만 들여다보이는. 복사꽃 하나 지네. 복사꽃 둘이 지네. 춘향이 모가지도 갸우뚱 따라 지네. 춘향이 목을 잃었네. 춘향이 별빛 입었네. 하얀 치마에 붉은 피가 황홀하도록 투명해라. 별빛이 귀신 하나 잡아먹었네. 담쟁이 덩굴이 귀신 하나 씹어먹었네. 밤하늘이 귀신 하나 굶겼네. 춘향이 엉엉 울며 검은 고개 넘어가네. 도련님 찾아가네. 어이 할까 어이 할까. 하늘 닿는 긴 문짝을 춘향이 열려하네. 물러가는 구름을 춘향이 엿들으려하네. 거울이여 ! 거울이여 ! 한스럽구나, 거울이여 ! 엉엉 우는 춘향을 귀신이 업었네. 쑥 삐져나온 하얀 다리 발끝부터 썩어가네. 치마 속에 십전 닷푼 고린 동전 하나 없네. 손끝 지문이 갈렸네. 다리 부러져 파란 멍울 꽃 피었네. 다리 사이에 하늘이 시들어, 춘향이 그것 무거워 엉엉 울고 있네. 달이 밝아 길을 잃네. 달빛이 비수 되어 춘향의 목 갈라놓네. 간장의 즙이 분수처럼 춘향의 몸에서 분출하네. 갈대숲 일렁이는 가르마길마다, 춘향이 발톱 빠졌네. 춘향이 절룩거리네. 춘향아, 깨진 거울조각 속 들어가서 눈 없는 귀신 되거라. 춘향아, 목 없는 귀신 되거라. 발 없는 귀신 되고, 반토막 난 귀신 되고, 단오날 흔들리는 빈 그네 닮은 독한 귀신 되거라. 강 깊고 달빛 푸른, 오매 그리워라. 모가지가 길어 그런 것을. 눈동자가 깊어 그런 것을.

 

이윽고 새벽 되어

춘향이 선잠 들었는데

 

옥사장이 녹슨 열쇠 들고

춘향을 데리러 오네.

 

빨갛게 담금질한 쇠붙이

박달나무 몽둥이

철로 만든 채찍

무시무시한 쇠집게

날 벼린 퍼런 칼

 

오늘은 기필코

춘향을 죽이려는 것이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1건 2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8-30
12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8-27
11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8-25
11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8-24
117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8-23
116
간이역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8-21
11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8-20
11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8-19
11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8-18
11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8-17
11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8-15
11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8-14
109
나타샤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8-14
10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8-13
10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8-09
106
달밤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8-06
10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7-31
104
마음의 행로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7-29
103
정읍사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7-27
102
섬에게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7-26
10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7-23
10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7-21
99
동막해변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7-19
98
밤의 숲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07-13
97
통영 댓글+ 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7-09
96
봄 아침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1-10
9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01-04
94
그리움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1-03
9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1-02
92
달밤 댓글+ 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1-01
91
씻김굿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31
90
억새밭에서 댓글+ 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29
8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12-28
88
蓮伊 I - 달밤 댓글+ 1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12-27
87
여름아침 댓글+ 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12-26
8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12-25
85
밤비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12-24
8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12-23
83
해무海霧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2-21
82
관악산 댓글+ 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2-19
81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12-18
80
억새밭에서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12-16
79
연못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2-15
7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12-14
77
추전역에서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12-13
7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2-12
75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12-11
74
변산 동백 댓글+ 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12-10
73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12-09
7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12-08
7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9 12-07
70
어느 시인에게 댓글+ 1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2-06
6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12-05
68
댓글+ 1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12-04
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12-03
66
美人圖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12-02
65
겨울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12-01
64
난설헌에게 댓글+ 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11-29
63
그림 댓글+ 1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11-28
6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11-27
6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1-25
6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1-24
59
오후 단상 댓글+ 1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11-23
5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1-22
5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11-21
5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11-20
5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1-19
5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1-18
5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11-17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1-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