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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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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3회 작성일 18-03-1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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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너에게



아무르박



군대에서 말년 휴가를 나온 아들이
주섬주섬 장바구니를 푼다
친구를 만난다더니 뒷동산에 올랐단다

봄 햇살이 좋았겠지
나무마다 새순이 오른 하늘이 좋았겠지
느릿느릿 걷는 노인의 발걸음을 쫓다가
한가한 공원 벤치에 앉았겠지
이름을 모를 꽃에 잠시 머문 시선은
뿌연 흙먼지를 뒤집어쓴 도시를 보다가
잡풀을 허락하지 않는 솔밭의 여백을 보았겠지
풀잎을 흔들던 바람에 잠시 벗어 둔 웃옷을 들고
왔던 길을 되짚어 산에서 내려왔겠지

도시의 골목길을 돌아
노점에서 사 온 다코야키를 건넨다
꺼내놓은 푸성귀에는
한 접시의 저녁 반찬이 묻어난다

외로운 너에게

외로움은
동네 한 바퀴 휘휘 돌아 네게 온
바람 같은 것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외로움은
이기며 사는 것이 아니라 견디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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