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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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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5-06-14 07:48

본문

유월 장마

 

밤꽃 핀 산은

안개 속에

소낙비를 맞고 기뻐한다

지상은 구름까지 이어진 물길이 되네

창 안의 공기를 깨문 눈들이

창밖을 보며 젖어가는 시간

가로수 물길 위를 바삐 횡단하는

우산걸음은 서로 비껴가며 얼굴을 가리네

먼 숲이라 읽히는 나무들이

미궁(迷宮)을 건너뛰면서

빗줄기 속으로 들어가네

밤새 빗물에 씻긴 전등불을

사방에 깔아놓은 그 나라에

강물이 출렁대고 비 속에도 유월 밤꽃이 피네

같은 길로 향하는 물길의 안쪽,

지루하게 내란(內亂)의 빚을 독촉하는

여름이 길게 이어지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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