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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린팔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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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1회 작성일 20-08-03 23:02

본문

죽음은 성냥과 같아요.
확 불타오르고 사그라들다 끝에는 시체만 남죠.

나는 죽음을 파는 년이랍니다.
나뭇개비 끄트머리에 달린 샛노란 대가리가 불타오르면 그 너머에는 묵은 결핍의 산물이 있어요.
아버지라고 있는 개새끼는 포만감과 애정이 마약인 줄 알죠.

약이 아닌 악에 취해봤나요?
성냥은 머리를 그어서 온기에 취하게 하지만 내가 성냥이라면 나는 목을 긋고 말 거예요.
돌아가지 않으려고 그 덧없는 연기에 홀릴 바에는 말이죠.

친애하는 할머니께.
눈보라보다도 차디찬 세상 더는 견딜 수 없어서 마지막으로 최소한의 복수를 했어요.
더는 그 술고래에게 술 한 방울 건네줄 이가 남지 않겠죠.

죽음은 성냥과 같아요.
모든 것을 불태워 생애 최후의 참람한 꽃을 얻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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