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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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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연풍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7회 작성일 20-08-06 13:26

본문

잔상이론


들어오고 싶어 하는 빛이 있다

지구와 우주 사이

창문과 커튼 사이

속눈썹과 각막 사이


나가고 싶어 하는 빛도 함께 있다

문틈과 벽 사이

노을과 바다 사이, 그리고

너와 나 사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사이

잔상은

머물러 있던 시간의 제곱만큼 남아 있다


이것이 내가 괴로워한 이유다


잔상=빛의 속도 x 머문 시간²


영원히 남아있는 잔상은 없는 것일까

깜박이면 사라지는 눈의 착각


흘리고 간 너의 잔상이

여기저기 피어오를 때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서서

막아서겠다

빛을 응시하겠다


그러다가 빨갛게 해가 뜬 두눈 사이에

멀건 것이 내리면

눈을 감겠다


어둠을 초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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