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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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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회 작성일 24-11-28 16:34

본문

손금



거머쥔 주먹이 나둥그러지자 거미줄처럼 그어진 잔주름들 

꼬인 매듭이 가시덩굴처럼 온몸을 휘감는다 


네가 이 땅에 거미줄 타고 내려온 그날, 

흙먼지를 일으키는 뒤꿈치가 금기의 세상을 넘었다 


땜통을 가진 아이가 있었다

낙인처럼

앙금 같은 첫사랑이 고무줄을 직선으로 그었다


삶은 변변치 못했고 좌판에 누운 아가미가 잘린 고등어였다 


염장된 오늘 밤, 

고무줄을 당기며 합장하듯 그녀와 마주 앉았다 

두족류를 곱씹으며 한잔의 소맥을 숙제하듯 마셔댔다 


거미가 게거품처럼 부풀어 올랐고 

식탁 위에 전쟁 포로처럼 끌려 나온 낙지 한 마리 

서비스로 잘려나간 팔다리가 만신이 공수하듯 입속을 기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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