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기 좋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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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기 좋은 손
떨어지는 나뭇잎이
손을 내밀어 잡으려고 했던 게
영원일 수 있다면
고독한 사람의 손을 잡았을 때
느끼는 감정의 색깔은
노랗거나 빨갛다
바람에 날리는 그림자도
머릿속은 알 수 없기에
계절이 떠나가는 날
뒷모습이 잘 보이는
거울 속으로 들어가면
말랑말랑해지는 기억의 표면장력과
지울수록 선명해지는
오래된 안부들
기도하기 위해
낯선 도시의 길바닥에
무릎 꿇었던 사랑
떠나보내고
시린 손에 남은
온기 어루만지며
하얀 눈발 사이로 떨어지는
허공의 동병상련
유체이탈의 영혼처럼
그림자 뒤에 숨어 바라본 적 있지
놓아주었을 때
충만해지던 알 수 없는 어떤 것
시작과 끝도 없이
여여했으므로
댓글목록
정동진님의 댓글

여여하다는 말
초목이 무성하다는 뜻이 있네요
첨 접하는 단어에 네이버 사전을 뒤적입니다
좋아하는 계절이 가고 있네요
보내야 더 풍성해지는 것들을
잠시 생각케 하는 시
잘 읽었습니다
사리자님의 댓글

보잘 것 없는 글이지만
사전을 찾으며 읽어주는 독자가 있다는 거
행복합니다.
건필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