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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저녁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4회 작성일 18-06-05 10:40

본문

이 한 저녁에

 

이 강 로

뒤척이는 저녁, 그녀가 나더러

저녁이라 했다

언제는 노을이라더니,

느닷없이 밤이 되었다 거울 속

내 희끗희끗한 머리칼처럼

저녁이 잘 발달하면 새카만

밤이라는 걸 알았다

그 한참 뒤에 또 한 밤중, 밤새가

울었다 아내는 뻐꾸기

했다가, 저 소리는

소쩍새라 했다 대화가 멈추면

산 아래로 바람만 자꾸 불었다

이 저녁이 한참 더, 더 가면

이곳까지 새벽이 끝내 기다려 결국

아침이 된다고 우겨서

고개만 끄덕였다

핀란드던가 그녀가 말했다

조금 뒤에, 생각난 듯

울듯이 백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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