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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3-08-12 04:23

본문



​가난하고 슬픈 자의 핑곗거리다
나의 궁핍함이 그대로 인하여 꽃 피운 것은 아니겠으나
스스로 피워낸 찌든 냄새가 부끄러워 억지 사유를 찾는 것이
철 이른 코스모스는 어쩌다 불어온 계절풍을 원망하였고
입추가 지났으나 꼬리가 잡히지 않는 가을은
더운 기운을 몰고 온 태풍을 탓하였다
그것은 가을. 너의 잘못은 아니었고
지구를 뜨겁게 달구어 바닷물을 고문한 우리들의 잘못이었다

​고음을 뽑아내지 못해 불협화음을 내고야 마는

나의 갈근 들어버린 쇳소리 머금은 목소리는
불편한 호흡을 절개한 목울대가
날카로운 메스의 쇠맛을 보아서 일 것이지
결코 중병에 오염된 나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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