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바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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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바람이고 싶다 / 孫 紋
손으로 만져지지는 않아도
온 몸의 감촉으로 느껴지는 바람
형체 없이 허공을 휘돌다가
통과할 수 없는 장애물을 만나면
우회해서 생(生)을 이어간다
훈풍에서 폭풍에 이르기 까지
온도와 강약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자연을 섭렵하며 흐르는 바람
바람의 길은 언제나 자유분방해서
사통팔달(四通八達) 어디로든
그저 바라는 게 없이 흐를 뿐이다
바람은 바람끼리 무리지어 살다가
격정에 휘둘리면 소리도 지르지만
그냥 저냥 소리없이 사라질 뿐이다
때로는 바람이고 싶은 것은 왜일까....
댓글목록
안산님의 댓글

바람처럼 무한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형제가 없어 만질 수는 없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고 간접적인 시각효과까지
연출할 수 있는 무형의 실체를 우리는 평생 접하며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머릿결을 쓰다듬는 부드러움으로 때로는 폭군의 그것처럼 거칠게 주변을 맴도는 바람,
저도 시인님처럼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로조아 님의 감미로운 바람 속에 머물다 갑니다.
건필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선곡이 참 좋습니다.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네, 저도 공감합니다. 안산시인님!
인생은 어쩌면 먼지 한 톨, 바람 한 점과도 같은 존재인 듯 하다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렇게 깨닫게 되니 말입니다.
바로 엊그제 더위에 헉헉거린듯 한데, 벌써 立冬이 다가왔네요....
졸글에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하옵고, 환절기 건강관리 잘 하시고
福된 나날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