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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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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4회 작성일 19-10-03 10:52

본문

사절

 

또 한 번의 이별이 온다.


잘 여문 들판처럼 부유하고

댑바람에 꺾이지 않는 노루막이 억새

기러기 길 틀고

물소리 들썽이며  들국 떼 핀 철이 작별한다.


따가운 햇볕이 팽팽하게 차올랐을

주렁거리는 살구는 벌써 이마에 땀방울 매달고

간간이 들리는 삼복의 강굽이마다

다디달았을 싱싱하였겠다.

 

긴 여정이 기록된 해해연년 피던

신신하기만 한

봄꽃들이 분신처럼 정취 하는데

발 편한 맨발로

갓 물오른 버들피리 불어

 

두 팔 벌려 별빛을 안은 눈 쌓인

산마루 바람 추워

둥지를 떠난 철새

저들이 분주하게 살아온 저 무던한 행보

엄정히 저장해놓는 

 

매화와 배꽃과 장미와 단풍과 눈꽃이

일목요연하게 영생하고

거슬러 올라 편성될 윤회로 절경으로

회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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