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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방처럼 꾸며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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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회 작성일 24-11-01 01:52

본문

신혼방처럼 꾸며진
꽃에 들어가
세들어 살고 싶다

설레임의 벽지를 바르고
형형색색의 꿈을 휘장처럼 늘어뜨린

영혼을 파먹는 절망 따윈
바람에 훌훌 털어버려도 좋아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좋고
흔들리면 흔들리는대로 좋고
비가 내리면 비를 맞아도 좋고
햇살이 커튼처럼 너플거리면 너플거리는대로 좋아

질병에 시달려
참다참다 울보가 돼버린 나는
신혼방처럼 환한
들꽃에 세들어
한 석달 열흘쯤
웃으며 바보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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