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빈 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19-08-30 00:32

본문




안개꽃 속에 빈 집이 보인다. 


손으로 잡히지 않을 허공 속에 그대를 앉혔다. 


세상의 빛이 그대에게 온통 모여든다. 


바람의 책 속에 그대의 시가 있다. 


쉴 새 없이 날아가 버리는 활자들 속에 그대가 정지해 있다. 


갈잎이 자꾸 귓속으로 들어온다. 

그대여 살아 있으라고. 

그대여, 포도송이 보랏빛으로 익어 가는 푸른 밤, 세상을 향해 높은 계단을 함께 올라가자. 

올라갈수록 그대의 손은 차가워진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갈잎들이 바람에 몸부림치는 소리가

우리 망막을 찌른다.

빛! 빛! 우리 짧은 삶 속에 그것은 항상 고요했다. 


물거품처럼 부유하는 시간 속에 빈 집이 보인다. 


우리가 흘러 내는 수정액 속에 등나무 덩굴이 뻗어 나간다. 높은 담장은 늘 우리에게 아무 말이 없었다. 


그대가 나에게 섬이듯이, 나는 항상 나에게 빈 집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밤이었다. 


길이 닫히고 바람 한가운데 빈 집의 문이 열려 있다. 나는 그대가 얼굴을 가리고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그 어떤 표정으로 경계 바깥으로 떠나갔던 시절을 기억한다. 

빈 집에는 싱싱한 잎이 굴러 다니는 정원이 있고 날개 잘린 새들이 흐느끼는 침묵이 있고 거미줄에 무지개가 붙잡혀 산 채로 씹혀 먹히는 황홀이 있다.     


아주 작은 몸짓으로

내게 등 돌리고 있는 개똥지바귀새.


그대가 빈 집을 향해 빈 집으로부터 떠나간 날, 

안개꽃 속으로 멀리 물러 가는 바다가 엿보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907건 273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5867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09-11
15866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9-10
15865
맞벌이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9-10
1586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09-10
15863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9-10
15862
조개 댓글+ 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9-10
15861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9-10
15860
호미 댓글+ 10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9-10
15859 하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9-10
15858
馬耳山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9-10
15857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9-10
15856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9-10
15855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7 09-10
15854
댓글+ 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9-10
15853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9-10
15852
나의 동반자 댓글+ 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9-10
1585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9-10
1585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9-10
1584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10
15848
후회 댓글+ 4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9-09
15847 무명천가라사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9-09
15846 여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09
15845 하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9-09
15844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09-09
15843
어느 장례식 댓글+ 16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9-09
15842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9-09
15841
바람의 언덕 댓글+ 6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9-09
15840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9-09
15839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9-09
15838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9-09
15837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9-09
15836
숫돌을 베다 댓글+ 2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09
15835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09
15834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09-09
15833
비움의 길 댓글+ 3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09-08
1583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9-08
15831
들녘에 익는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9-08
15830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9-08
1582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9-08
15828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9-08
15827
댓글+ 4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9-08
15826
오상방위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9-08
1582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9-08
15824
후문(後聞) 댓글+ 4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9-08
15823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9-08
1582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9-08
15821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9-08
15820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9-08
15819
공양 하듯 댓글+ 2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9-08
15818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9-07
15817 손양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9-07
15816
가을바람 댓글+ 2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9-07
15815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9-07
15814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9-07
15813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9-07
15812
우산 댓글+ 1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9-07
1581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9-07
15810
옥구슬 소리 댓글+ 8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9-07
1580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9-07
15808
연(蓮)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9-07
15807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9-07
15806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9-07
15805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9-07
1580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07
1580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9-07
15802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06
15801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9-06
1580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9-06
15799
갈림길에서 댓글+ 1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06
15798
가을을 짓다 댓글+ 4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9-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