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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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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22회 작성일 18-06-25 10:39

본문


“잘 살아보세” 노랫소리

울려 퍼지던 시절

소사 양말 공장에서 근무하던 때

-

창자 속에서

다투는 소리가 심상치 않아

허름한 구식 변기에 앉아

출구를 여는데

앞 다투어 뛰쳐나오며 아우성이다.

-

난데없이

파리 한 마리가 나라와

벽에 앉는 것을 보다가

희미한 글씨로

“왼쪽을 보시오” 라 쓰여 있는 글을 보고

왼쪽을 보니 “바른쪽” 을 보란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곁눈질로 오른쪽을 보니

“위를 보시오” 라 쓰여 있다.

-

위를 천천히 올려다보니

서툰 그림이 마치

미꾸라지가 고개를 쳐든 것 같기도 하고

밑에는 미꾸라지를 잡아먹으려는 듯

입을 크게 벌린 조개 같기도 한 것이.....

-

그림이 너무 서툴러서

연필을 꺼내 들고 고쳐보려고 하는데

-

호통 치는 소리가 천둥소리같이 들려온다.

벌떡 일어나 두리번거리는데

이놈아! 볼일 다 보았으면 나갈 것이지

무슨 짓거리를 하는 거야,

-

도둑질 하다 들킨 것 같이

화장실 문을 가만히 밀고 나오는데

검은고양이 네로가 조롱하듯

흘끔흘끔 돌아보며

야웅, 야웅 하며 지나간다.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그런 장난 많이 하였지요
초상집 또한 화살표 따라가면 나오듯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편안한 하루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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