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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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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7회 작성일 21-08-08 00:07

본문

집시를 읽다



사흘 밤낮으로 주야장천 쏟아진 빗줄기
처마 밑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물러진 흙질로 제비집 한 귀퉁이가
바닥으로 떨어져 흘러내렸다
빗물에 새끼 젖을라 새끼 젖을라
온몸으로 날개 펼쳐 덮어 씌우던 밤
​이히 리베 디히, 이히 리베 디히
밤새도록 울어대던 어미 새의 절규
우암동 고갯길 산동네에는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둥지는 보리쌀 몇 섬에 허물어져
홍수에 휩쓸린 방죽처럼 수몰되어

하구로 떠내려갔다
하굿둑에는 날개 꺾인 제비들의 주검이
발끝에 챌 만큼 널브러져 있었다

새털 같은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올랐다


댓글목록

스승님의 댓글

profile_image 스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히리베디히(사랑합니다)가 마음을 울립니다.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라고 합니다.
훌륭하게 지은 시입니다.
제목으로 [집시를 읽다]도 역시 감각적으로 잘 지었습니다.
현대시의 서정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선선하네요.
건강을 조심하시고 코비드19를 이겨내시고 더위를 물리치시길...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졸 글에 댓글 줘서 고마워!

요즘 책도 읽고 시창작 동영상도 열심히 보곤 하는데
워낙 가진 지식이 없다보니 갈 길이 태산이야..ㅎ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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