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가 피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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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94회 작성일 18-11-22 12:40본문
조화(造花)가 피는 시간 /추영탑
젊음이 바래서 버려진 길에서는 절대로
향기를 찾을 수 없다 그 길에서 돌아다보면
뒤 따라 오는 이별 두어 개,
사랑 두어 개도 허리가 휘었는데
언제부터 통점이 박혔는지 낙엽에 뚫린
구멍으로 바람이 지나간다
이별이란 더치페이 같아서 서로가
서로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 갖는 일이라지만
낙엽의 슬픔은 수전증 앓는 나무의 몫이어서
몸에 맞지 않는 사랑도 붙들려는 나무와
이별의 옷으로 갈아입은 단풍 사이,
미련을 다 쏟아버린 낙엽이 떠난다
이별을 위해서 남자와 여자의 등이 맞닿아 잠시
전해오는 온기를 나누는 시간
속속들이 다 알았기에 이별이 다가온 것인지는
몰라도 사랑도 이별도 모두 떠나간 꽃에서는
언제 피었을까, 조화 냄새가 난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이 뚫린 구멍으로 바람은 유난히 차갑게 지나는 오늘,
이미 혼절한 꽃들은 조화처럼 말라 있습니다.
인생도 늙으니 조화처럼 앙상한 몰골,
바람은 왜 그렇게 옷깃을 파고드는지 모릅니다.
늙고 지친 넋을 달래기보다 어떤 심술같은 바람은
잔뜩이나 힘들어가는 세태를 꾸짖듯 합니다
추위에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꾸만 이별, 이별 하다보면 뭔가 내게서 자꾸만 떠나는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듭니다.
햇볕이 참 따스하게 느껸지는 날입니다.
이런 날이면 떠났던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것만 같군요. ㅎㅎ *^^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해 동안 작목에 심혈을 들인 시밭에
알찬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시마을 문학상에 등극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충분히 더 큰 열매가 영글수 있는 시밭이라 생각됩니다.
문단에 큰 별이 되어주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시인님! 과찬이십니다.
낙서 수준의 시밭에 들꽃 한 송이 핀 게지요.
나이가 있으니 문단에 기웃거릴 욕심 없고, 그저 하루의 삶,
어둠에 호롱불 하나 켜 주는 정도라면 만족 할 것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