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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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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2회 작성일 18-10-22 18:35

본문

어떤 모의

                        나싱그리


우리 교실은 음악실
우리 담임은 음악 선생님


학교 수업이 시작되기 전
합창 연습을 지도하던 선생님
시끌법적한 남학생들에게 한 마디
신경질적으로, 좀 나가서 놀아
그 한 마디가 화근으로 돌아줄이야


운동장으로 쫓겨난 반 아이들이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안 좋았던 지난 감정들이 뒤섞인다
누군가 도전적인 선동을 부추긴다,
우리 학교 뒤 적보산으로 가자


사기충천하여 모두들 찬동을 하였지
적보산 중턱까지 오르며
이른 봄소풍을 만끽한다
거기서 몇 시간을 죽치면서 놀이를 한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소식이 있을 텐데
그런 말들이 오갈 때쯤

전령 한 명이 올라왔다, 책임을 묻지 않겠다 한다

내려오시라 한다


그제서야 마지 못해서 우리는
승승장구한 장수들이 되어 하산한다
이후 벌어질 풍경을 상상하지 못하며


정적이 흐르는 음악실,

넌 반장이 설득을 해야지 선동을 하냐

매운 회초리가 반장의 종아리를 내려치며
그 고운 목소리가 날카로운 칼소리를 낸다 

우리들의 모의는 그렇게 마무리되고

반장의 종아리가 시뻘게질 때마다
우리들의 빰이 붉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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