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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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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7회 작성일 24-09-20 00:01

본문

가을비 



어둠의 문을 열면 산바람.

문턱 바깥은 남의 나라. 

이즈의 산바람이 조문(弔問) 속에서 

대나무 가지를 조용히 흔든다. 


어둠 한 구석 

흐릿하게 새하얀 바위가 몸을 떤다. 


빠진 발톱 닳은 발바닥으로 

미로처럼 물결진 모래 위를 헤메던 

나카이.

차가운 바위에 듣는 물방울 소리로

내 몸이 흩어져야 하냐고,


엉킨 강아지풀로 채워진 자궁을 안은 

초록빛 비린내. 

온기 남아 있는 

샤미센 줄의 끝에 목 맨

테아 하나와   

물방울 두 개.

  

맨발의 나카이가 접혀진 종이 안으로 다가와 

조용히 물방울 속에 표정을 묻는다.

익사하고픈 밤. 

창문을 닫듯이    

가을비 정적을 감싸고 

하현달 아래 청록빛 집과 골목들은 조용하다.


가로등 불빛 아래 은빛 사선들이 

복도 안을 엿보며 소곤이고 있다.


만지면 안개는 하얗고, 

내 손 끝에 닿는 입자들이 간절하고,

귀 기울이면     

졸졸 흘러가는 물소리가 밤 새

달빛 속을 베다가,

나카이의 얼굴과 쓸쓸한 보조개   

베이고 

또 

베이다가, 

 

서글픈 눈꺼풀 혼자 떠밀려온 폐허의 

그 어느 끝까지 가을비는 

떠나가려나. 

 

비가 때리는 지붕 위에서 흐느끼는 옛 기억에,

나는 까마귀의 뜨거운 폐를 부둥켜 안고

내 입김 위에 떠 다니는 익사체의 고독을 음각하면서    

밤 새 뒤척인다. 

노 젓지 못하는   

갈대잎으로 짜 맞춘 듯 

잠을 못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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