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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7회 작성일 24-09-20 10:58

본문

아득한 옛날에 나에게는 아버지, 어머니 두 

분 계셨지.

아버지는 아버지 역할에 바쁘셨고 어머니는 

어머니 역할에 바쁘셨지.

그땐 아버지 곁에 어머니가 계신다는 사실을  

기실 난 잘 몰랐다.  


나는 아내의 손을 잡고 잠을 청한다. 

가끔은 투정도 부리고 또 가끔은 잔소리도 

들어가면서, 

나의 아이들은 자라서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은 나처럼 아버지 따로 어머니 따로 

생각하다가 양 친부모 다 있음에 감사를

올릴 것이다.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와 절대 합

장(合葬)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사실은 그 곁에 묻히기도 싫다고 하셨다. 

어쩌면 죽어서도 같이 손을 잡으려고 하지

않으셨을까?

인연은 운명이지만 함께 삶은 고통이기도 

하다.

그 고통의 딱지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나

다. 


애늙은이 아들 딸들은 결혼 할 생각이 없

다고 한다.

상대방의 고통을 떠안을 생각이 없다고 

한다.

영리한 그들, 살아보지도 않고 미리 짐작

한다. 


그래 그냥 살아라. 네 마음대로,

언젠가는 속박 없는 자유가 아쉬움으로 

변하겠지만, 

어쭙잖은 내 이상적인 바램 같은 것은 얼

마든지 부처님 콧등 위에서 잠 재울 수 있

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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