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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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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4-09-21 00:04

본문

진주





몇 가지 빛깔로 

해체된 너를 

복도에 진열해 놓은 미술관이 있다기에

길고 긴 계단을 올라 

종유석 넘실거리는 숲과 하얀 살점 흩어지는 

구름 위까지 왔다. 


무게 없는 언어들로 

비린내 역한 정원을 만들고 

수정지붕으로 네 뼈를 투명하게 

할 수 있다면

고통의 표현들을 저 푸르름 위에 늘어 놓으리.


이 위에 앉아 

나는 밤낮으로 

예리한 능선들이 앞다퉈 

내 폐 안으로 몰려드는 것을 

바라보았다.

뜨거운 죽음을 투과하여 

절망의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비어 있으되 금빛으로 치장된 방이여.

이것이 영겁이란 걸까.


너는 거기 시취 풍기며 누워 있고,   

에메랄드빛깔로 가득한 

액자의 투명한 네개 벽 안에서

나는 무지개를 기다리고 있다.      


무지개가 거꾸로 서 있는 

진주의 안에서 보면, 

표면에는 파란 입김이 서려 있는 유리창.


보랏빛이 가장 약한 적막의 타격음이라면, 

무지개가 거꾸로 서 있는 진주의 안에서 보면 

무지개 가장 안쪽의 색은 보랏빛이다.


아듀.

보랏빛 복도 벽에 걸린 

유화의 한구석에 이렇게 적혀 있다.

구슬픈 뼈들만으로도 

난파할 수 있다.

가을 저녁은 붉게 물들어 

폐선 한 척이 그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아듀. 

그는 남은 한 손으로 

시를 받아적고 있다.

그가 가리키는 

부정형(不定形)의 정원에서,

몇 개 선들과 몇 개 색채로 

다시 만나리. 

마치 호수 속으로 곧장 뛰어드는 왜가리처럼.

먼 섬이 그 안에 갇혀 있는 

사슴의 망막 안으로 건너와, 

아듀. 이것이 황홀의 끝. 

황홀이 이 세상의 죄를, 

가뭇가뭇 

창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폭풍을   

모두 씻어버린다고 해도.

화석들의 숲이 끝없이 펼쳐지고, 

아무도 우리를 

화려한 깃털들이 돋아나는 우리를  

보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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