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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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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19-09-23 01:25

본문

달빛 스캔들


황막한 시간의 피멍이 물든 늦가을 들판
무채색의 파노라마 숲을 헤엄쳐 나온
유채색의 가면 연극이 그 속곳을 벗는다

독거 노인 아파트의 문이 열린다
햇살에 실려 온 며느리가 들어 간다
베란다 커튼이 햇살을 끌어 안고 시아버지가
잠이 들자 며느리는 귀가한다

밤, 문제는 역시 밤이었다

잔혹한 밤의 발자욱이 달빛 까페의 문을 열자
남편과 까페 여사장의 은밀한 교감이 술렁인다
달빛 까페가 깊은 잠에 빠져 든다

부풀어 오른 새벽 서릿발이 팽창시킨 망각의 은유

까페 여사장의 증발된 양심이 독거 노인 아파트의
문을 열자 남편 역시 아내와의 약속된 새벽을 연다

블랙홀 잿더미에서 극적으로 부활한 몽마의 쪽배

쪽배를 타고 떠난 며느리가 정신병원에 입원하자
곧바로 남편은 달빛 까페 여사장과 동침한다
그들이 우주별로 이사하는 날
며느리의 쪽배는 독거 노인의 이불 속에서 푸른
빛으로 발견되었고 서둘러 퇴원한 며느리는
아무도 모르게 독거 노인 시아버지와 재혼한다

피날레 주제곡이 유채색 주연 배우의 가면을 벗긴다
무채색 파노라마의 박수소리가 일제히 기립해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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