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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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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21-11-20 23:31

본문

생각의 낙엽


생각이 쌓여 있는 곳은 발이 푹푹 빠진다.


함정은 그 밑에 있다.


마구 뒤엉켜 있는 곳에 발을 넣었다가

그 밑에 숨어있던 덫에

발목이 잘릴뻔 했다.


피가 철철 흐르는

덜렁거리는 발목을 부여잡고

산을 내려왔다.


나긋나긋해지는 발걸음과

자장가 같은 부스럭 소리 밑에


잘 숨겨놔야 큰 짐승을 잡지


이번엔 나대신 올가미에 사슴이 걸렸다.

푸드득 푸드득대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그대로 밀렵꾼에게 잡혀

커다랗고 아름다운 뿔은

잘리고.


내가 흩뿌린 피처럼

사슴도 피를 흘리고.


그 피를 또 덮어버린다.


처연히 덫을 가리며 쌓여있는 그것은 

언젠간 썩어 문드러질

생각의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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