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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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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4-09-10 00:14

본문

동백마을



청록빛 쏟아져내리는 광휘 속에서

군데군데 뜨겁게 

언어들이 학살 당한,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마을이었습니다. 


눈 뜨지 않는 

하얀 얼룩처럼 

자동차 키를 쥔 그녀가 문을 열었습니다.

물 웅덩이 속에 하반신을 담그고

죽어있었다고 했습니다. 

선연한 흙 빛깔은 

이슬 내음을 닮았습니다. 


나방의 날개 위 죽죽 그어진 그 

무늬를 닮은 

늦봄 울타리들. 

돌아가던 자동차 바퀴처럼  

새하얀 치아들이 환한 동굴로부터 나와 

돋치는 청록빛 비늘들 상처뿐입니다.


상아빛 문패 위로 

난해한 치열이 옷을 벗었습니다.  

 

티 없이 붉은  

책 몇 권이 표지를 열고서 

음순(陰脣) 안으로부터 힐끔힐끔 

내다볼 뿐이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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