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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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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7회 작성일 24-09-02 01:42

본문

가을 


우리는 오장육부가 가을빛을 받아 불그레, 예리한 가지에 향기가 얹히기 시작하는 새소리를 들으러 숲에 갔다. 


조용한 길을 돌아나가면 비틀거리는 바위가 있었고 폭포가 있었고 자그만 상점에서 늙어가는 여류시인과 나무반지를 깎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문 열리는 소리가 녹음 사이로 퍼져 나가면 서랍 속에서 햇빛이 달그닥거린다. 


은색으로 그슬린 편백나무에 미세한 그늘이 흔들흔들 날개 고이 접히는 소리. 새소리는 우리 가까이에서 신경 예민한 조개껍질들을 문질렀다. 사각사각......소녀가 깨지는 소리......사각사각.


영롱한 진주 위에 황홀한 균열이 갔다. 우리는 숲으로 가 나무와 나무들 사이를 방황한다. 높이 윙윙거리는 바람에 휘청이며 갈빛 나무는 새들을 안았다. 우리는 가을 속을 묘사할 언어도 없이 방황했다. 


망막으로부터 진주를 떼어내야 하기에, 새는 모습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내게 찾아왔었다. 새장 속에 늙은 여류시인과 파도에 젖은 소녀를 가둔다. 먼 기도소리로도 새장을 열 수는 없는 것이다.


가을은 빛나는 바람을 투명한 호흡 안에 풀어 놓는다. 들판에 서서, 마을이 붉게 익어 서서히 해체되어 가는 노래에 귀 기울여 본다. 나는 얼굴 가리고 사루비아꽃 그늘에 서있는 여자에게 멀리 바다로 가서 섬이 되라고 말하였다. 입술 사이로 떨리는 모음들을 몇 개 발음하면 저절로 내뱉게 되는 흐느낌 속에 섬이 있었다. 진흙뻘에 뒹굴던 여자는 늙은 여류시인과 슬픈 소녀로 쪼개진다. 


가을은 바싹 마른 목마의 흔들리는 무릎까지 올라와 새빨갛게 질식하는 종을 내 귓가에 흔든다. 


그 먼 섬에도 가을이 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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