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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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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2회 작성일 24-08-12 12:29

본문

바람의 근황


 정민기



 열이 펄펄 끓으며
 사랑을 앓던 바람이 기운을 차리고
 배롱나무 꽃잎을 핥고 있다
 얼음처럼 녹아 천천히 스며드는 사랑
 고개를 치켜드는 나뭇가지마다
 슬프디슬픈 이슬방울을 머금은 듯
 마음을 차갑게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엉거주춤 똥 누는 자세로 앉아 있는
 아지랑이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아픈 눈망울을 달래면 눈물이 마를까
 바람이라도 불면 메마르겠지
 화석처럼 찍히고 찍힌 수많은 발자국
 바람의 이빨 자국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불어 가거나,
 어디선가 불어오거나,
 상처 입은 그의
 멀쩡한 숨소리만이 거칠게 들려온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은 모두 녹일듯한 하루 하루
바람마저 열기를 품고 있어
폭발 직전에 녹인 것 같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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