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눈처럼 왔다가 눈처럼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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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눈처럼 왔다가 눈처럼 가고
벌거숭이 알몸으로 네가 왔다
역사 내 무감각하게 앉아 있는 시들어가는 꽃송이들
그 시린 옆구리를 타고 안내 방송이 싸락눈처럼 날리었다
주검처럼 한마디 말도 없이 꽉 다문 입술의 표정이 눈꽃 송이가 되어 검붉게 휘날렸다
네가 어느 날 참지 못한 울음으로 서늘하게 발걸음 옮기던
산도의 낮은 조도를 따라 점과 점이 이어진 사람들의 발걸음이 빙편처럼 게이트로 소실되어 갔다
역사 내 모퉁이에 울려 퍼지는 남은 자의 슬픔들
한 사내가 앞서 건반 위를 걸어가자
그 투명한 유리바다 위에 현의 다리를 놓고 슬픔을 안고 뒤따르는 여인의 활대
나는 한오라기 모시 저고리를 눈사람처럼 차려입고 그 시린 바다 위를 폭설이 되어 휘날렸다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꿈처럼 오고 꿈처럼 가버리는 사랑이 오늘은 거친 비로 내리는 것 같습니다.
한여름의 눈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뜨거움에 그리움이 깊어 질것 같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꽁트 시인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정민기09님의 댓글

"남은 자의 슬픔"을 감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