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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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에는
정민기
걷고 또 걸으며
땀을 한 바가지 흘렸었던
그 여름의 끝에는
생각처럼 해가 떠오르고 달이 떠오르고
별이 침을 흘리듯 반짝거렸다
휘발성이 강한 옛 추억은
불현듯 바람처럼 흩어져 어디론가
날아가고
다그치는 바람만이 성질난 듯
푸른 얼굴로 철썩거리며
해변에 쌓은 모래성을 철거하고 있었다
한순간에 허물어진 생각이 가여운데
첫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떨어진 나뭇잎처럼
벤치에서 꼭꼭 만나자는 약속
저버리기에는 너무나 이르기만 하고
빗물의 수도꼭지 같은 구름이 몰려온다
처마 아래 모이고 모여드는
새들의 울음소리
인기척 없이 서녘에 왔다 가는 노을
정민기
걷고 또 걸으며
땀을 한 바가지 흘렸었던
그 여름의 끝에는
생각처럼 해가 떠오르고 달이 떠오르고
별이 침을 흘리듯 반짝거렸다
휘발성이 강한 옛 추억은
불현듯 바람처럼 흩어져 어디론가
날아가고
다그치는 바람만이 성질난 듯
푸른 얼굴로 철썩거리며
해변에 쌓은 모래성을 철거하고 있었다
한순간에 허물어진 생각이 가여운데
첫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떨어진 나뭇잎처럼
벤치에서 꼭꼭 만나자는 약속
저버리기에는 너무나 이르기만 하고
빗물의 수도꼭지 같은 구름이 몰려온다
처마 아래 모이고 모여드는
새들의 울음소리
인기척 없이 서녘에 왔다 가는 노을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본격화 되는 여름 한가운데서
여름의 끝을 맛보게 하는
이 묘한 전율에 젖어 봅니다.
이미 여름 끝에 가 있는
그 마음을 알듯 싶습니다.
마음은 계절이 없는 곳이지요.
정민기09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