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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만 아픈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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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18-09-27 08:27

본문

제대하는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첫 경험하는 날 밤 속옷을 벗을 때
산부인과, 아들놈의 첫 울음 소리와 만날 

999마권의 그 녀석이 결승선을 통과할 때
거액을 투자한 그 녀석이 결승선 앞에서 고꾸라질 때
빚더미에서 해방되는 신용회복이 확정될 때
우산도 없는 여름비를 맞으며 깡소주를 마실 때

자살 수면제 50알을 사 놓고 창 밖을 바라 볼 때
위세척을 받은 응급실 아침,
교통사고로 죽은 옆 침대 환자 가족의
비명 통곡 소리에 잠이 깼을 때

교회 찬양대의 합창 소리에
첫 눈 발자욱들이 서성거릴 때
베냥여행의 첫날 밤 달빛 가득 품은
벤치들이 컵라면 봉지를 찢을 때
말기암 선고를 받은 우주의 블랙홀들이
밤 하늘 저 편에서 연신 손짓할 때

아름답지만 다시 오지 않을 그 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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