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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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 안희선
쓸쓸한 빗방울에 취(醉)하는 하루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암호를 닮아간다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긴긴 여름 날의 습기찬 풍경...
곰팡내 가득한, 이 퀴퀴한 침묵은
그 어떤 권속(眷屬)인가
숨 막히는 방 안에서 조금 열린 가슴 사이로
이따금 호흡하는, 절망 같은 희망
그것이 간혹 고함치며 달려드는 내 몫의 시간에
어김없이 일어서는, 음습(陰濕)한 벽
수 많은 방이 내 안에 생기고,
방마다 가득 널리는 습윤(濕潤)한 갈망
이젠, 그것들을 활짝 열린 하늘 맑은 햇빛에
남김없이 말리고 싶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요즘 연일 이어지는 장맛비로
노루 꼬리만 한 햇살 한 토막이라도 그리워집니다.
연일 타전하는 물의 모르스 부호 이젠 그만 수신하고 싶습니다.
마음만은 뽀송뽀송한 시간 되십시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장마에 대한 상황의식을 암담하다 할 것 같으면
그렇지 아니한 세계에의 동경은
반비례로 자리하는 거 같습니다
제가 워낙에 눅눅한 체질인데..
장마까지 거드는 症勢가 자못
심하네요
부족한 글,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

"긴긴 여름날"을 지냅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네, 苦病스러운 장마 같기도 합니다
건강에 보중하시고
건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