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壽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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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34회 작성일 24-07-04 00:00

본문

壽衣



흰 비둘기의 날갯짓이 빨랫줄에 널린 

면 기저귀처럼 펄럭거리던 그날

풀잠자리 애벌레가 샅을 타고 기어오른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거웃처럼 웃자란 여름날이었다  

알랭이가 내 몸 구석구석 모질게도 갉아먹는다

문드러지는 살가죽들  

문간방 지철로의 세손 김씨처럼 여기저기 쏘다니며 

젖은 빨래의 주린 피를 빨고 다니는 땅벌 같은 땡볕,

창녀처럼 내 옷을 벗기자 발기되는 초저녁의 거뭇한 기억들

구운 쥐포처럼 몸을 말았다  

문 밖에는 등 뒤를 두리번거리며 호곡하는 들풀들

고샅을 핥는 밤바람 소리가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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