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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창밖에 와 있다. 창백한 달을
검게 칠해 놓은
내 주소 속에
남자 하나 여자 하나가 산다.
바람이 내게 무언가 일깨워 주었다.
달팽이는 무거운 집을
등에 이고 평생 산다.
투명한 물방울 듣는
지느러미가 차갑다.
내가 시를
쓸 때마다 사람 하나가 죽는다.
죽어가는 사람처럼
달빛을 거세게 숨 쉬는 배 한 척 있어,
머얼리 내가 가 본 적 없는 항구에
정박해 있어,
쓸쓸히 바닷물결 일어나 먼 섬으로 조용히 몰려가는데,
내가 쓰는 시에 조응하는 것이
배인가
항구인가
아니면 무한히 뻗은 저 바다일까.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오늘
그것을 죽였다.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내 주소 속에"
홀로 살고 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

저녁이 오면 서재로 갑니다.
어스름 속에서 한 권의 시집을 꺼내 읽습니다.
누구의 시를 읽게 될지 모를 일이지만
이 시간이 어둠 속에서 오래도록 둥둥 떠다니길,
이 어둠의 시간이 한줄기 빛으로 사라지지 않길,
기도하는 물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