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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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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67회 작성일 24-07-09 09:27

본문

장마 / 안희선



쓸쓸한 빗방울에 취(醉)하는 하루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암호를 닮아간다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긴긴 여름 날의 습기찬 풍경...

곰팡내 가득한, 이 퀴퀴한 침묵은
그 어떤 권속(眷屬)인가

숨 막히는 방 안에서 조금 열린 가슴 사이로
이따금 호흡하는, 절망 같은 희망

그것이 간혹 고함치며 달려드는 내 몫의 시간에
어김없이 일어서는, 음습(陰濕)한 벽

수 많은 방이 내 안에 생기고,
방마다 가득 널리는 습윤(濕潤)한 갈망

이젠, 그것들을 활짝 열린 하늘 맑은 햇빛에
남김없이 말리고 싶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연일 이어지는 장맛비로
노루 꼬리만 한 햇살 한 토막이라도 그리워집니다.
연일 타전하는 물의 모르스 부호 이젠 그만 수신하고 싶습니다.
마음만은 뽀송뽀송한 시간 되십시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마에 대한 상황의식을 암담하다 할 것 같으면
그렇지 아니한 세계에의 동경은
반비례로 자리하는 거 같습니다

제가 워낙에 눅눅한 체질인데..
장마까지 거드는 症勢가 자못
심하네요

부족한 글,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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