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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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울
일몰 지나
어스름이 초들물로 밀려오면
내 유년의 어느 여름날
묶인 쇠사슬을 끊어버릴 듯
아이를 향해 침 흘리며 짖어대는
셰퍼드 두 마리
날 선 송곳니에 말뚝이 아지랑이처럼 춤추고
도마 위 활어처럼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올가미에 묶인 지느러미
토막 난 아가미가 소금인형이 되고
가리소금이 되어
천공으로 생선비늘이 싸락눈처럼 날렸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개에 대한 유년의 공포가 멍울로 남았네요.
저희 집에는 리트리버와 진돗개가 집 밖에서 보초를 서는데
근무에 너무 충실하다보니 택배원, 집배원이 엄청 무서워합니다.
낯선 냄새를 맡으면 수학자가 되어
축을 중심으로 빙빙 돌며 원주율을 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찰나의 긴장감이 오래도록 남습니다.
축을 중심으로 원주율을 구한다는 말씀에
잠시 물수제비를 뜹니다.
제가 리트리버와 진돗개 되어~~^^
남은 오후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