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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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무슨 일로 갔는지 무슨 일 때문에 그랬는지 몰라도
친구집인데 친구를 방에 가두는 장난을 쳐 너무 심했나
하고 문을 열어주려는데 그만 열쇠가 부러지고 말았다
일부러 그러는 거지 빨리 문 열어줘 오줌 싸겠단 말이야
하며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는 아니야 정말 열쇠가 부러졌어
미치겠네 정말 문을 부술 수도 없고 돌팔이 의사인 친구
아버지가 왕진 갔다 돌아올 시간인데 그 아버지는 왠지
무서운데 발을 동동 구르다 에라 모르겠다 자기 아버지
오면 열어 주겠지 하고 잔뜩 겁먹은 얼굴로 집으로 돌아온
집안에서는 웅성웅성 식구가 많은 우리 집 시끌한 소리
가운데 이 놈 자식 아직 안 들어왔나 아버지 나를 찾는
걸로 봐서 틀림없이 그 사실을 안 모양이다 생각하고 이제
죽었구나 집에는 못 들어가고 장독대 뒤 땅아카시아 나무
숲 속에서 몰래 집안 동태를 살피며 손톱을 물어뜯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벌벌 떨었던 아카시아 가시에 온몸 긁힌
아카시아 향기에 온몸 물들인 아득한 어린 봄날, 있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가시처럼 쓰라린 추억,
가시로 말이암아 덧난 생채기,
우리를 어른으로 자라게 하는 사막의 오아시스일지도 모를,
지금은 아카시아향 보다 시큼한 독한 주정의 맛에 길들어진
이밤,
무반주 첼로곡 같은 행간에 머물다 갑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건필하십시오.
고나plm님의 댓글의 댓글

이도저도 맛이 없는 시 같지 않은 시입니다
그래도 들려주셔서 반주라는 말과 첼로 라는 말을 얹어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봄이 봄같지 않아 어릴 적 희미한 봄 하나 소환해 보는 그나마 봄의 위안 삼아 봅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합니다.
아카시아 향기에 옴몸 물들었다는 표현 좋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고너plm 시인님.
고나plm님의 댓글

봄같지 않다 봄인가 싶더니 초여름 같이 하는 봄입니다
오히려 봄밤이 봄같은,
천변 늘어진 취객처럼 이대로
꽃향기에 취해볼 봄은 없는가요?
늘 감사드립니다 시인님!
나무님의 댓글

개구진 저의 어린 시절도 떠오릅니다
추억은 언제나 맛있지요
수채화처럼 엮어진 시 잘 읽었습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시인님!
낡고 케케묵은 시에 좋은 말씀 얹어 주셔서...
옛 추억 그만 긁어 우려 먹지 않도록 말이지요~^^
좀 더 신선한 글 올리도록 힘쓰겠습니다
안산님의 댓글

어린 봄날 가슴 콩닥거리던 추억담이 재미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추억 한두가지는 있을법 한데요 지나고 나니
모든 게 그립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제 고향집 정경이 떠오르는 시
잘 보았습니다. 고니plm 님 건필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시인님! 방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소 그림이 그려졌다면 다행입니다~^^
이야기 시는 편한 것 같기도 하지만, 매끄럽게 쓰지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