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이로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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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이로운 봄
맞뚫린 길로 봄이 내통하네
물비녀를 꽂은 버들개지와 냇물과 봄이 내통하네
봄은 더 솔개처럼 높이 떠서
중력을 농락하며 신기의 몸짓으로 발을 구른다
맞뚫린 공간에 향기를 흩으며 의식이 엷어져가는 봄꽃들,
물가의 새들도 팽팽해진 바람의 주술을 잡고
허공에서 그네를 타고 있다
구름 속에 살면서 구름 아닌 듯 살랑대는 이념들아 허둥대지마!
살을 다 발라먹은 이념의 뼈다귀들아, 봄에 더 뭉쳐서 살아있구나
봄이 와락 껴안았는데
무거워 구르지 않는 돌처럼 굳은 집착,
굳은 뼈들이 촉촉한 세상을 세우겠다고
낡은 뼈들과 저렇게 버티고 서있다
봄이 더 껴안아주면 죽은 말도 뼈가 일어나 초원을 달리겠다
댓글목록
나무님의 댓글

봄이 와락 껴안아도 무거워 구르지 않는 돌처럼 굳은 집착 ㅡ
봄이 더 세게 껴안아야
제 안의 우울과 어두움이 깨질 것 같습니다
좋은 시
잘 마시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