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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은 세계사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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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4회 작성일 18-05-29 12:46

본문

,

 

 

저 멀리 여의도는 모래 위에 떠 있는 섬이다

어제 일은 이미 작은 모래알을 뒤집어쓰고

작년 일은 굴착기로 파낼 수도 없다

무인도에는 역사가 없음으로

서울의 중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

오늘도 곰팡내 나는 숨을 토해내고 있다

 

대륙과 대양으로 살점을 이어붙인 지구본

빙그르르 도는 의자 위에 다가가는 나이든 관절만큼 삐걱인다

이상하게 꽉 찬 태양이 깨어나 있다 사진 액자틀 속에

맥도날드 종족이 줄줄이 끌어올리는 석유와

천칭 저울처럼 시소 타는 기계들이 이리저리 기울어져 있다

 

움직임을 거부하는 공기는 무덤처럼 고요하다

두껍고 커다란 유리벽에 걸린

회색 언덕이 더 짙은 구름을 향해 무섭게 솟아오르고

꼭대기층의 숭배는 황량하다 미래는 아래에 있다

이 높이에서 세상은 다른 규모를 얻고

지하의 캄캄한 벽 사이 좁은 공간을 탈출하려

꿈을 품고 사는 검은 문자들 사이

모두가 과거를 가지고 날아든다

불안한 벌거숭이 굶주린 시선으로

흩어진 입사 지원서와 자기 소개란이 빽빽하다

진공 청소기와 소독제가 지나간 자리에는

A4지도 울게 만드는 눈물 자국들이 등고선을 그리고 있다

지금 키보드에 쓰인 기호들은 이미 오래전에 닳아졌지만

손가락은 기억하고 있다

헛소리를 제출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통과할 수 없는 통로

손잡이가 내려가고 딸깍 소리가 열린다

중력이 발걸음을 빨아들이고

대공포가 포문을 열고

불꽃을 뒤집어쓴 소녀가 달린다

담요를 든 사람들이 뒤쫓고 있다

외우주에서 날아온 우주선이나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가

일으킨 혼돈일까, 계단에서 흘러나오는 비상등은

눈을 공격하지 않는 부드러운 빛을 내뿝고 있다

외롭게 혼자 타던 유년의 그네

아직도 슬픔은 있는 그대로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무언가의 시작이 아닐지라도

오래된 무언가를 끝내야만 한다

나쁜 답 밖에는 나오지 않을 질문들을 던져서는 곤란하다

피라미드 방향이 바뀌고 스핑크스에게 새로운 코가 생긴다면 모를까

그냥 죽으라고 여기에 남겨진 걸까

뱃대기에 줄자를 감고 살빠져다, 기뻐하는 시대

모든 것이 게임이다 지면 죽는 것이다

가끔씩 지고 싶을 때도 있지만

 

구름이 모여들어 빗줄기를 짜내면서

뒤집어진 Y자 모양 쩍쩍 갈라지는 번개

숫자와 곡선 파동으로 분해되어가는

이 밤거리는 SF 영화 같은 짙은 색채을 가졌다

물리학 법칙에는 유령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

119 응급 구조대의 바퀴 달린 침대가

어둠을 깔끔하게 도려낸 가로등 불빛을 통과한다

허공에 던져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소품에 나오는 뼈 같다

어떤 성분들이 모여서 저 차갑고 어두운 우주의 별을 반짝이게 만드는 걸까

빵 대신 우라늄 한 덩이

매콤한 수은을 함유한 참치 샐러드

이메일 딩동 소리에 솟아나는 엔돌핀 인생

후라이드 치킨맛이 그야말로 구글이야

경험상 사람이 모여드는 어디나 어둠이 존재한다

천년, 만년 땅속을 헤매다가 샘솟는 샘물의 이미지를 그려본다

투명한 심장이 새장의 새처럼 괴로워 할지라도

그건 그저 만들어진 것뿐

오늘과 내일을 잇는 밤

절망이란 시체에게나 어울리는 법,

흙 먹는 지렁이

구름 먹는 새

다람쥐의 건망증이 도톨이 싹을 틔우듯이 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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