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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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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58회 작성일 18-0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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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무르박



여린 가지에 물오른 새순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크는 것이다
어디로 오르려 애쓰는지 보아주는 이 없어도
가야 할 길을 아는 순수 때문에
해가 뜨는 이유다

겨울은 장막을 걷어내고 창에 앉았다
보고 있는 이 순간이
어쩌면 영원인지 모르겠다
세상을 보는 눈을
물오른 가지 끝에 놓아두지 않았다면
흔들리며 피는 꽃은 처음부터 내 것일 수 없는 일

새가 나무를 찾는 일은
봄이 왔기 때문이 아니다
여린 날개에 쉼이 그늘지지 않았다면
희망은 때때로 너무 잔인하다
서로 가야 할 길이 다른 곳에서
우연을 가장한 계연을 만남이라 해두자

이별을 아는 새처럼
기다림을 배우는 여린 가지처럼
해가 뜨고 지는 곳에 그늘을 아는 나무처럼
우리는 시간 앞에 바람처럼
겨울은 끝내 봄을 부르고 말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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