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봄을 마주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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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봄을 마주치지 않았다.
치오난투스 레투사*
그- 해의 눈꽃은 봄을 마주치지 못했다.
서로의 안부조차 묻지 않는 수취인의 주소로, 산발한 봄이 부대끼고
울렁이는 순간. 눈꽃은 조우하지 못했다.
멀리서 쳐다보는 이팝나무 가지에는 유린당한 말들로 허옇게 들떠있고,
순간순간 바람이 다녀가고 인간이 걸어오고 비렁뱅이 속내 없이 웃고 있는 들판으로
너의 작은 신발도 밟고 가는,
4월의 허리에 애원과 햇살의 범벅으로 도시는 더 혼란스러운 듯 했다.
슬픔이 가지 끝에서 바짝 말라가는 유리창 너머로 눈꽃은 피지 못한 이유다
아무것도 통하지 못한 유리창 넘어
이팝나무는 차갑고 쓸쓸한 시간을 오래 품으며. 나 또한 처음부터 태생이 아니었던 까닭에.
봄은 누구에게나 오고 멀어지기도 하는 꽃잎의 노래 인 것을
모두가 알 듯 또 누구나 모르는 입간판으로 오랫동안 서 있었다..
그해 치오난투스 레투사의 과오다
눈꽃을 피우지 못한 이팝나무 너의 무너진 과오.......
즉,
*이팝나무 학명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시에서 감각적인 제 諸 요소를 배제해 버리고 나면,
대부분의 경우 남는 것은 관념과 넋두리 밖에
없음인데
(제 졸시의 경우도 그러하고)
하지만, 이 시의 경우..그러한 범상을 뛰어 넘는
그 무엇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팝나무가 봄을 마주치지 않은 경위를
능동적 모색으로 말함에 있어
고개를 끄덕입니다
공감이 가는 좋은 시..
머물다 갑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시인님의 좋은 평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들러봐 주신 것 만으로도 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

"눈꽃은 봄을 마주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