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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니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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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61회 작성일 24-06-01 00:22

본문

피니딘 




밤의 오솔길 거닐다 도착한 아침 

잿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기대 선 그녀를 보았다 

묵상하듯 침묵이 바람과 어깨동무하며 고샅을 거닐자  

파란 눈웃음 깜박이는 그녀

이슬에 흠뻑 젖은 채 호곡하고 있었다  

내 마음속 설산의 골짜기에 잠들어 있던 마트료시카들  

눈꺼풀이 감겼다 뜨였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기웃거리고

마음은 마음으로 바늘땀이 빠지지 않게 매듭을 짓고 

앞서 간 동병상련은 이미 그녀의 이마를 짚고 있었다 

상기된 마음이 그녀의 새파란 볼에 입맞춤하자  

뒤척이던 시간들  

열병을 앓는 아이처럼 심중에 끓어오르는 불덩이들

그녀에게로 전이되길,  

그녀가 따듯해 지길,  

바람은 헛된 착각으로 망상의 꽃대를 올리고 

기도문을 외우는 입술이 빙산이 무너지듯 뒤틀리고 있었다  

사랑을 나눌 수 없다는 

그녀의 슬픈 기도가 빙하를 타고 빙편으로 휘날렸다  

새파란 날개옷 입고 사뿐사뿐 천공을 향해 까치발 세우던 그녀 

하늘을 덮고 잠들다,

심연의 뻘밭에 침몰한 꿈 속으로  

극야를 건너온 울음소리가 빗발치고 있었다  

소나기에 젖은 살갗이 파랗게 물들고 있었다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콩트 형님 잘 계시지요!

오늘 주신 시 참 명작입니다.
마침 저와 가깝게 지낸 출판사 경영하시는 선배(누님)
기일(딱 일주년이 되었네요)이라 어찌 마음 깊이 닿네요.
자주 찾아뵙고 마음도 자주 나누어야 하는데
어찌 사는게 아직 헤메이다보니요.
여간 시간 내기가 어렵네요.
주신 한 편의 시에 마음 한 자락 울컥거리다가
마음 한 자락 놓고 갑니다.
늘 강건하시길요.......모처럼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고 반가운 우리 李시인님,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저 또한 이 고통의 바다를 헤매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건강하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늘 부족한 사람의 부족한 글에
마음 놓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
건강,
건강하시고요,
늘 마음속으로나마
사랑과 情이 넘치시는
우리 李시인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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