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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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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24-05-16 15:19

본문

더는, 나아질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낡은 이름

낡은 목숨

낡은 발자취

낡은 몸뚱이

낡은 것들만 한가득인

새삥이 일절 없는

그저 중고 인간, 아니 물건

낡은 사람만, 아니, 애당초

인간이 맞긴 했나


더는, 나아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자아가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아득바득 살아있어야 할 이유가

살고 싶은 이유보다 더 많아져버렸다


왜 굳이, 애써서 존재해야만 하는 것일까


일련의, 지독히

낡은 생각들

무엇 하나 낡지 않은 것이 없는

지극히 낡은 것

호흡하는 기계


낡은 것은 그렇게 위아래 없이 새삼 낡아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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