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무진서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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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내가 지니지 못한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산산히 뒤집혀지는 칠정오욕(七情五慾) 충만의 나에게서
긴 한숨 같은 날마다의 호흡에서
이 검은 세상이 돋아내는 끔직한 소름에서
이제는 형식만 남은 사랑에서
걸핏하면 징징거리는 눈물에서
오래 전에 낡아버린 그리움에서
실신할 듯 견디어 내는 무미(無味)한 세월 속에서
고작 두려움이 없는 꿈이나 꾸는 시시(詩詩)함에서
나 때문에 불행해진 모든 사람들에게서
시린 뼈들이 잠자는 묘지의 꽃 같은 추억에서
생각할수록 너절한 쓰레기통 같은 나에게서
애초에 원래 없었던 이 모든 것들의 믿음에서
염치좋게 티 없는 영혼의 자유를 탐(貪)하며,
살아온 어두운 힘
이제, 그만 놓게 하소서
- 안희선
* 煩惱無盡誓願斷 : 이 다함이 없는 번뇌를 끊게 하소서
我昔所造諸惡業 아석소조제악업
皆由無始貪嗔痴 개유무시탐진치
從身口意之所生 종신구의지소생
一切我今皆懺悔 일체아금개참회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독자님들,
선돌 *채널(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 번 읽었을 때 한반도
두 번 읽었을 때 삼천리
또 읽어봐도 한반도고, 삼천리
번뇌무진서원단의 서술이 멋지지요.
무명無明들이
반드시 표본으로 삼아야 할 발원입니다.
선돌님의 번뇌무진서원단은
이꼬르 발원문發願文입니다.
그래서 모두말에서 척 보고 한반도라 했고, 삼천리라
필요 없는 뼈 발라내고 바로 결말 주저리 주저리한 것입니다.
발원문의 최대 인테리어는 참회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참회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짠한 인테리어/ 울컥, 울컥 잘 되어 있잖아요.
그래설나무래
선돌님의
발원문이 믓찌다 믓쪄!!
대따 좋아요.
선돌님 채널에 오신 분들이 웃음에 인색할까 봐,
뼈 때리는 촌철살인으로 즐거운 감상평 해드렸습니다.
누가?
제가요.
이상 끗,,,
독자님들 빠이~~ 빠이~~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발사홍서원의 한 꼭지에 이르러
자성번뇌서원단을 대하니..
그간의 삶이 온통 탐진치에 물든
無明이었기에
오로지 여의고 싶은 이 희서니란 한 물건이
참회의 마음으로 끄적인
부족한 단상에 불과한데..
과분한 감평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탄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