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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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43회 작성일 19-05-12 09:05본문
삶은 풀이다 / 백록
사람은 애초 풀이다
그들 스스로 그림을 그린 바
草(초)!
일찍이(早) 그 땅으로 비친 풀(艸)이라는 소리
그 본색은 보나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지
그들과 함께 어우러진 삶이 그 이래로 오늘까지 쭈욱
횡설수설의 입을 달고 이러쿵저러쿵 살아가는 건
자칭, 사람이지
저를 닮은 닿소리‘ㅁ'을 품고 그 구멍 口를 지니고
그 아가리로 짐승처럼
살다 살다
결코, 아름답지 못한 소리
미움 같은 미음의 받침을 달고
살다 살다
혹은, 죽음 같은 죽의 소리를 품고
살다 살다
각진 소리가 문득, 미워졌으므로
마냥, 모진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싫었으므로
공 굴리듯 둥글둥글한 삶을 꿈꾸며
사랑으로 살고 싶었겠지
아담과 이브의 원죄, 에로스가 아닌
아가페의 자기희생처럼
보리수 아래 머리를 민 부처를 따라
자비를 베풀겠다며
풀어헤친 머리 월계수에 묶인 예수를 따라
사랑을 베풀겠다며
운 좋은 날 찾아 무당벌레를 부르거나
심방밥줄*을 불러 허기를 달래거나
스스로 살풀이로 살아가며
뭇 생에 밟혀도 내리 짓밟혀도
한없이 밑거름이 되는
들녘의 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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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어로 심방은 무당, 밥줄은 잠자리로
무당잠자리를 일컬음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침, 오늘이 석탄일이군요
모두가 자비로우시길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공을 베겠다는 듯
카랑카랑해진 초록 칼 휘두르는 풀들의 아우성이
초야에 그득해졌습니다
부처님 오시는 날도 아랑곳없이 덤벼드네요ㅎㅎ
석촌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칫 길 이 힌길 로만 기면 최고
좋아요
잘 보살펴 여기 머물지
마셔요.아깝습니다
진심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처님 오신 날에
정석촌님, 부엌방님께서도 오셨다 가셨군요
쭈욱 좋은 날 이어가소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