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대웅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정민기
대웅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주지 스님께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중얼거리실까, 봄이 오는 날
같이 손잡고 꽃구경 가자던
점잖은 어느 비구니를 기억한다
간결하고 단아한 미소 날리는 새벽녘
한 아름 팔 벌린 연꽃 품에 안긴다
하늘 곳곳에 자비스러운 구름
두둥실 떠서 부처님 미소 스며든다
추억에 젖어 꽃잠을 자는 동안
온화한 손길로 쓰다듬어 주던 비구니
그런 나를 호통이라도 치려는 듯
해우소는 또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나는 그저 웃으며 꽃향기 다 맡고
어쩌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길에
바람의 부드러운 손길 느끼고 있다
처사님과 보살님 사이에 내리는 햇살
속세의 온갖 번뇌를 씻어 정화한다
시멘트 사이에 피어 있는 민들레처럼
지독한 세상사 이겨낼 수 있으리라
해우소 안에서 동백이 통꽃으로 지는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한 소리가
지금 막 시원스럽게 도착하고 있다
정민기
대웅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주지 스님께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중얼거리실까, 봄이 오는 날
같이 손잡고 꽃구경 가자던
점잖은 어느 비구니를 기억한다
간결하고 단아한 미소 날리는 새벽녘
한 아름 팔 벌린 연꽃 품에 안긴다
하늘 곳곳에 자비스러운 구름
두둥실 떠서 부처님 미소 스며든다
추억에 젖어 꽃잠을 자는 동안
온화한 손길로 쓰다듬어 주던 비구니
그런 나를 호통이라도 치려는 듯
해우소는 또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나는 그저 웃으며 꽃향기 다 맡고
어쩌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길에
바람의 부드러운 손길 느끼고 있다
처사님과 보살님 사이에 내리는 햇살
속세의 온갖 번뇌를 씻어 정화한다
시멘트 사이에 피어 있는 민들레처럼
지독한 세상사 이겨낼 수 있으리라
해우소 안에서 동백이 통꽃으로 지는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한 소리가
지금 막 시원스럽게 도착하고 있다
댓글목록
힐링링님의 댓글

해우소 안에서 동백이 통꽃으로 지는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괘한 소리가
지금 막 시원하게 도착하고 있다
근원의 번뇌가 모두 씻어내려가는
소리로 다가오게 하는 범종소리와 같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