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톡의 비명(碑銘)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바르톡의 비명(碑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6회 작성일 24-04-04 13:21

본문

바르톡의 비명(碑銘) 




나는 녹슨 계단을 따라 어느 아파트로 들어갔다. 닳아빠진 계단에서 현악사중주의 


음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가령 내 치통은 바이올린소리다. A 마이너가 바닥에서 끼이익 유리조각을 긁는다. 가장 은밀한 곳에서 신음 대신 


파장의 공간을 만든다. 비올라소리와 백혈병에 걸린 오른팔이 


예리하게 어긋나며 서로 만나지지 않는 여자의 윤곽. 빨간 페인트를 온몸에 쏟아부은 음표들이 날뛰고 있는


그 여자의 신경에서는 오렌지향기가 난다. 주황빛 향그런 껍질 안에서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내 발바닥에 


페르시아산 양탄자가 붙었다. 이 모래알은 세계를 방황한 어느 시인의 폐로부터 나온 것이다. 안경을 쓰고 새침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는 중국인 여자의 하반신은 의자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여자의 얼굴에 엄숙한 서명을 한다. 나는 그녀 하반신의 


문을 열고 검은 복도 안으로 들어간다. 사방 벽이 허물어지는 복도다. 얼굴이 새하얀 유령들이 복도를 걸어 다닌다. 피아노의 검은 


건반과 흰 건반 위를 걸어 다닌다. 아직도 내 시는 땅을 밟지 않는다. 날뛰는 타악기같은 열쇠가 없는 나는 


이 낡은 아파트 안에 방을 하나 갖지 못한다. 나긋나긋 속삭이는 그녀의 방명록을 엿듣는다. 한밤중으로 건너가라고. 그래서 나는


오후를 거치지 않고 단숨에 한밤중으로 건너온다. 발가벗은 시계들. 유방을 드러낸 시계들. 복도에 가득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7,803건 52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4233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4-08
3423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4-08
34231
불멸의 꽃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04-08
3423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4-08
34229
제비꽃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4-08
34228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4-08
3422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4-08
34226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4-08
34225 벼꽃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4-07
3422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4-07
3422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4-07
3422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4-07
3422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4-07
34220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4-06
3421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4-06
34218
귀양살이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4-06
34217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4-06
34216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4-06
3421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4-06
34214 삶의활력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4-06
3421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4-06
34212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4-06
3421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4-05
34210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4-05
34209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4-05
34208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4-05
3420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4-05
3420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4-05
342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4-05
3420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4-05
34203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4-05
34202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4-04
3420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4-04
34200
고향의 봄 댓글+ 2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4-04
열람중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4-04
3419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4-04
34197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4-04
3419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4-04
34195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04-04
3419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4-04
34193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4-04
3419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4-04
3419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4-04
34190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4-03
34189
탁본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4-03
34188
봄비 댓글+ 2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4-03
34187 감정을나누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4-03
34186
어탁 댓글+ 13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4-03
34185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4-03
3418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4-03
34183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4-03
34182
눈을 감으면 댓글+ 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4-03
34181
오롯이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4-03
34180
꽃, 투정하다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4-03
34179
소금인형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4-02
34178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4-02
34177
봄 꽃 진달래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4-02
34176
봄길 댓글+ 1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4-02
34175
시마을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4-02
34174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4-02
34173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4-02
34172
주댕이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4-02
34171
불면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4-02
34170
명자꽃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4-02
3416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4-02
34168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4-02
34167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4-02
34166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4-02
34165
트리스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4-02
3416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4-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