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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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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95회 작성일 24-03-30 05:39

본문

혼밥




밥상머리에 앉았습니다. 


해바라기처럼 빙그르르 둘러앉았습니다.  


봄볕 같은 할머니의 따스한 미소와 엄동설한 눈밭을 헤치고 매섭게 옷섶을 파고드는 북풍 같은 아버지. 언제나 내 손등과 얼굴을 핥아주는 우리 집 점박이처럼 내 등을 두들겨 주시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 옛날의 아버지보다도 늙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밥상머리가 없습니다. 직장으로 군대로 골프장으로 잠적해 버렸습니다.  


백화가 되어버린 산호초에 둥지를 튼 뾰족하게 날 세운 성게가 되어 등가시를 세우고 홀로 밥상머리에 앉았습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 적 저희 집 식사 풍경이 떠오릅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장남인 저와 한 상, 어머니, 누나, 여동생, 남동생이 또 한 상,
이렇게 한 방에서 두 상에 둘러 앉아 식사하였습니다.
지금은 사업을 접고 저 혼자 집 지킬 때가 많아 혼자 식사하는데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고 옛 추억에 젖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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