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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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편지 / 안희선
소식은 없지만, 잘 계신 것으로 생각하렵니다 어제는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된통 까졌습니다 기다림에 박제가 된 몸은 피도 안 흘리더군요 세상에 無心히 태어나서 有心한 그리움을 간직한 죄가 그렇게 크더랍니다 기다린 그 무엇이 기대가 아닌, 침묵과 암흑의 벙어리 默示錄인 걸 뒤늦게 깨닫습니다 저야 매일 영혼이 어둡게 흔들리지만, 그대는 태양이 눈부신 날처럼 환한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왠지 저도 꿈 속에 깃든 나의 꿈만 부여잡고 무작정 환해지고 싶습니다 그대와는 아무 상관없는 내 꿈 속의 그대가 있어, 그나마 삶이 덜 외롭기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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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침묵과 암흑의 벙어리 묵시록,
타인을 위한 배려심,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꿈속에서 만나면 위로가 되는 사람,
시인님의 시가 인간적이며 참 따뜻합니다.
감사합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답장이 있을 리 없는 편지..
하지만,
그냥 그리움의 消印만
찍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