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비 내리는 밤의 데생 (퇴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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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비 내리는 밤의 데생
창가에핀석류꽃
거울이 사진첩 속 얼굴을 조금씩 필사하고 있다
등고선 따라,
아랫골에서 콧마루 주름골
올올의 머리끝까지
빈티지 혈중 농도가 임계점 넘어
본적지 찾아 비틀거린다
묻었던 시간이 눈떠오는
경계의 저편
목소리 물빛 흐르는 밤을 흔들고
아버지 내 눈가에 앉아 잘 있었느냐고
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신다
언제나 커다란 손이 될꼬 하던 그 손 붙잡고
말씀은 밤이었고
한낮 툇마루였다
붙잡은 그림자 위에 마음 쏟아지고 있다
지워진 날 때때로 영롱한 이슬 같은
마음 떠다니는 사진첩에
오늘을 조감하는 포트폴리오가
질주하는 속도계 더듬고 있다
얼굴 들여다보던 그 눈빛 들여다보며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봄날에 반추되는 생의 경계
이 쪽과 저쪽
아버지와 나와의 이 시간의 간격을
데상을 해가는 소리없는 스케치들이
가슴 한 쪽을 먹먹하게 합니다.
어린 내가 아버지가 나이가 된
시간 속에서 사집첩 속으로 들어가 보는
이 경계
봄비 속에서 아련함이
전개되는 풍경 앞에서 지난 시간의 경계과
인생의 경계를 촘촘하게 파고들어
시적응축력으로 우리를 끌어 당깁니다.
생각하게 합니다.
창가에핀석류꽃 시인님!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오래된 사진첩에는 시간이 녹아있기에
마음이 둥둥 떠 다니기도 하고,
지금은 곁에 없지만 이곳에서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하네요.
봄기운이 스며 나오는 추적거리는 밤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공감으로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힘찬 걸음 내딛고 파이팅 하십시오.
힐링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마음을 촉촉히 적시는 봄비 속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꺼내 놓으신 시인님,
아버님의 말씀은 늘 포근히 안아주는 밤이었고
햇살 같은 사랑을 깔아 놓은 툇마루였군요.
얼굴을 들여다 보던 그 눈빛으로 석류꽃시인님은 시인님 몸에서 떨어진 가랑잎을 들여다 보셨겠지요.
사랑을 받아 본 사랑이 사랑을 나눌 줄 안다는 평범한 말이
진리처럼 다가옵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는 시 감사합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더러 있겠지만, 과묵한 눈빛으로 늘 속사랑을 베푸시던
그 사랑이 태산같은 무게로 눈앞에 다가 설 때면,
오래된 기억들을 끌어 모아서 데생을 시작 하곤 합니다.
그 음성, 눈빛, 기침소리, 앞서 걸으시던 뒷모습...
수퍼스톰 시인님,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이루어 가십시오,